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의 저자
바울의 동역자로 순교할 때까지 동행
누가복음 1장 1∼4절과 사도행전 1장 1절을 통해 우리는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이 동일인물에 의해 쓰여졌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으며 특히 사도행전은 초대교회 때부터 누가가 기록한 것으로 이미 잘 알려져 있었다. 재미있는 것은 누가는 다른 복음서나 다른 신약성서의 저자들과는 달리 유대인이 아닌 이방인으로서 유일하게 성경을 기록한 인물이다. 이런 특징이 누가복음이나 사도행전에서 잘 나타나 있는데 그 예로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에서 인용된 구약의 본문들이 모두 히브리 원문으로 된 성경이 아닌 70인역에서 인용된 점이나 마태나 마가와는 달리 예수님이 하신 말씀 가운데 아람어를 사용하신 것을 기록하고 있지 않다는 점, 유대인들에게 흔히 발견되는 자문화중심주의적인 배타주의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 등을 꼽을 수 있다.
2세기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한 누가복음의 소개문을 보면 ‘누가는 수리아 안디옥 출신의 의사였다. 그는 사도들의 제자였으며 후에 바울과 동행하며 그가 순교하기까지 함께 다녔다. 누가는 아내도 자녀도 없이 일심으로 주님만 섬겼으며 84세의 나이로 베오디아에서 성령에 충만하여 잠들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 소개문을 통해서 알 수 있듯이 누가는 의사였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성경 골로새서 4장 14절에도 ‘사랑을 받는 의원 누가’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에 나타나는 의학적인 용어들을 통해서도 그가 의사라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수 있다. 아마도 누가는 바울의 사역에 동참하는 한편 바울의 주치의였을 것이라고 학자들은 주장한다.
누가에 대해 구체적으로 성경에서 언급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가 쓴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을 통해 그의 성격이나 그의 특징들을 발견함으로서 보다 누가에 대해 알 수 있게 해준다. 누가는 아마도 약자, 즉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들에게 다가가는 사역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 예로 누가복음에 나타난 예수님은 동정심이 많은 인자였다. 선한 사마리아의 비유, 잃어버린 양, 탕자의 비유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언제나 사랑이 메시지 전반에 깔려 있다. 또한 누가복음에는 여성과 아이들, 가난한 자들에 대한 기사가 많이 등장하는데 복음서에 기록된 열두 명의 여성에 관한 이야기 중 아홉 명이 누가복음에 기록되어 있다. 그래서 누가복음을 여성의 복음, 아이들과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의 복음서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를 통해 누가는 아마도 정이 많고 자기를 드러내기보단 겸손하고 자신의 맡은 사역에만 충실한 사람이 아니었을까 추측하게 된다. 실제로 누가는 예수님의 제자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헬라인으로서 지성과 교양 그리고 의사로서의 덕망과 아울러 복음에 대한 열정을 바탕으로 예수님에 관한 모든 일을 상세하고도 정확하게 기록으로 남겼다. 아마도 그가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을 작성할 때 많은 기독교인들이 읽는 경전이 되리라 생각하지 않고 아마도 데오빌로 한 사람에게만 전하는 책 혹은 편지였을 것이다. 이런 작은 일에도 충실한 그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그는 바울의 후기 서신에서 단지 세 번 언급될 뿐이지만 그는 바울이 두 번에 걸쳐 로마 감옥에 투옥되었을 때도 빠짐없이 동행했다. 디모데후서 4장 11절에서 볼 수 있듯이 바울이 가장 힘든 시기에 데마를 비롯한 다른 동역자들이 곁에 없었지만 유일하게 누가만이 바울과 함께 있었다. 아마도 그가 원했다면 더 좋은 환경과 상황에 있을 수도 있었지만 누가는 끝까지 바울과 동행하며 맡겨진 사명을 다했다는 것을 볼 때 우리에게 섬김과 봉사 그리고 동역자로서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