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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섬에서 발견한 명문

by 삶의언어 posted Dec 27, 2022 Views 0 Likes 0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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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솔로몬에게 우대한 지혜를 내려 주시고, 인간과 동물, 그리고 온 세계에서 살고 있는 만물의 지배자로 삼으셨다. 솔로몬은 세로 60마일 가로 60마일의, 녹색 비단과 순금으로 만들어지고 화사한 무늬가 그려진 커다란 융단을 타고 창공을 날아 다렸다. 아침 식사를 다마스커스에서 들었는가 하면 저녁 밥은 메디아의 나라에서 먹고, 동(東)에 있었는가 하면 서(西)로 날았다. 곁에서 섬기는 자는 네 명이었는데 한 명은 인간으로서 아사프라하고, 다음은 정령(精靈)으로서 그 이름을 페밀러트라 하고, 세번째는 백수(百獸)의 왕 사자, 네번째는 흰꼬리독수리였다.
솔로몬의 융단은 바람을 타고 열흘 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를 날았다. 마지막 날, 솔로몬은 하늘에서 온통 황금으로 되어 있는 으리으리한 성(城)을 보았다.
"나는 태어나서 오늘날까지 저렇게 훌륭한 성을 본 적이 없다."
그렇게 말하고, 융단을 착륙시키도록 바람에게 명령했다. 솔로몬은 아사프를 거느리고 내려가 성을 한 바퀴 빙 돌아보고 에덴 동산을 연상케 하는 풀의 향기를 맡았다. 그러나 이 으리으리한 성은 어디에서도 입구가 발견되지 않았다. 내부를 구경하고 싶어 안달이 난 솔로몬이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고 어리둥절해 있노라니, 정령의 왕이 날아와서 뭘 당혹해 하느냐고 물었다.
"이 황금의 성으로 들어가는 문이 전혀 보이지 않는구나. 어떻게 들어가면 좋을지 모르겠다."
정령의 왕은 부하를 성의 지붕 위에 올려 보내고, 인간이든 새든, 아무튼 살아 있는 생물이 하나라도 있는지 알아보도록 했다.
부하가 알아보고 돌아와서는 나이가 많이 들어 보이는 독수리 이외는 아무것도 찾아볼 수 없다고 보고 했다. 그 말을 들은 솔로몬은 흰꼬리독수리에게 지붕에서 살고 있는 늙은 새를 데리고 오게 했다. 그 늙은 새는 왕 앞에 나와 주를 찬양하고 왕에게 인사를 했다.
"네 이름이 뭐냐?"
솔로몬이 물었다.
"엘라너드라고 합니다."
"몇 살인고?"
"칠백 살이 됩니다."
"너는 이 성에 입구가 있는지 어떤지 들은 적이 있느냐?"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 형님이 한 분 계시는데 이백 살 연상으로서 저 지붕 위에서 저와 함께 살고 계십니다. 그 형님이라면 혹시 뭔가 알고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솔로몬은 조류의 왕인 흰꼬리독숳리에게 이 새의 형이 되는 새를 데리고 오도록 명령했다. 한 시간 남짓 지나니, 9백살이 되는 알레오프라는 이름의 형 독수리가 나타났다. 그러나 이 새도 성의 입구에 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고, 맨 꼭대기 지붕에서 살고 있는 맏형에게 물어 보라고 말했다.
맨 꼭대기 지붕에 산다는 맏형 새는 이젠 날개조차 움직일 수 없었으므로 솔로몬을 섬기는 다른 새들의 부축을 받아 왕 앞에 나타나서는 역시 마찬가지로 창조를 찬송하고 왕에게 인사를 올렸다. 그는 알타아몰이라는 이름으로서 1천 3백살이 된다고 말하면서 성문에 관해서는 이렇게 말했다.
"제가 처음 이 성을 봤을 적에도 문이라곤 하나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아버지 말씀에 따르면, 서쪽에 입구가 있었는데 흙이며 먼지에 파묻혀 버렸다는 얘깁니다. 바람에게 명령하셔서 흙을 날려 흩어지게 하면, 문이 보이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말을 듣고 솔로몬은 당장 바람에게 성 둘레에서 한바탕 바람을 일으켜 보라고 했다. 흙이며 먼지가 하늘 높이 날려 흩어지자 수천 년을 경과했음이 역력한 녹슨 철문이 모습을 나타냈다.
문에는 커다란 자물쇠가 채워져 있었는데, 거기에는 이런 문귀가 씌어 있었다.
'알아라, 사람의 자식들이여, 이 호화로운 성에서 우리들은 오랜 세월 즐겁게 살아 왔다. 그러나 불행히도 지독한 기근이 덮쳤다. 밀 대신에 진주를 가루로 빻았으나 허기진 배를 채울 수는 없었다. 우리들은 이 성을 독수리들에게 넘겨 주기로 했다.'
또 자물쇠에는 다음과 같은 문귀도 새겨져 있었다.
'이 성 앞으로는 예언자나 왕이 아니면 들어오지 말라. 이 성에 들어올 수 있는 자는, 문짝 오른쪽 가장자리 흙더미를 파라, 유리 상자가 보이리라. 그걸 부수고 열쇠를 꺼내어라.'
솔로몬은 자물쇠에 씌어진 요령대로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온통 황금으로 만들어져 있는 제 2의 문짝이 보였다. 그걸 열어 본즉, 또 하나의 문짝이 있었다. 그걸 여니 네번째 문짝이 보였다. 그것도 열쇠로 열어 젖혀 보니 루비, 토파즈, 에머럴드, 진주 따위가 가득 차서 눈이 부시도록 으리으리하게 큰 색실이 왕을 맞아들였다. 객실에 이어 침실이 있고, 바닥에도 역시 마찬가지로 갖가지 보석이 있었다. 그리고 찬란한 작은 방과 안뜰이 수없이 많이 있는데, 모두들 금과 은을 사용하여 모자이크풍으로 꾸며져 있었다. 솔로몬은 그 중의 한 방에서 전갈이 우글거리고 있는 것을 봤다. 그것을 밀어 젖히니 또다시 문이 있는데 지하로 통하고 있었다. 지하실에도 금·은·진주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방이 있었다. 이곳의 문짝에도 자물쇠가 걸려 있고 거기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
'이 성에서 살고 있던 자는 일찍이 강대한 권세를 누리고 있었다. 사자도 곰도 그 자를 두려워 했다. 그는 여기에 군림하며 마음껏 기쁨을 누렸다. 그러나, 그대를 기다리지 못하고 죽어야 될 운명에 있었다. 그는 갔다. 가고 말았다. 왕관은 그의 머리에서 떨어졌다. 나그네여, 이 방에서 발길을 멈추어라, 기적을 보게 되리라.'
솔로몬이 문짝을 열어 보니, 그 안에 또 문짝이 있고, 거기에도 글이 적혀 있었다.
솔로몬은 읽어 내려갔다.
'이 성의 주인은 부와 명예 속에서 나날을 보냈다. 재보(財寶)만이 되에 남고 인간은 납치되었다. 그들은 참혹한 시대를 경험하고, 마지막에는 무덤에 잠들었다. 발자취마저 이 세상에는 남아 있지 않았다.'
솔로몬은 자물쇠를 열어 보석이 반짝이는 객실로 들어갔다. 그 벽에는 또 이렇게 적혀 있었다.
'여기서 살고 있는 나는, 온갖 권력을 쥐고 있었다. 온갖 서적을 읽고 온갖 미식(美食)을 맛보고 아름다운 옷을 입었다. 모두들 내게서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내게도 두려운 존재가 있었다.'
다시 솔로몬은 다른 호화로운 방으로 들어섰다. 거기에는 세군데에 출구가 있었는데, 그 한군데 문짝에는 다음 문귀가 기록되어 있었다.
'시간은 그대의 권세에 대해 아무런 두려움도 갖지 않는다. 그대도 언젠가는 쇠퇴하여, 그대 자리를 넘겨 주고 마지막에는 무덤 속에 몸을 누이게 되리라.'
두번째 문짝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있었다.
'당황하지 말라. 그대에게 주어진 것은 조금밖에 되지 않는다. 세상은 바뀌고 또 바뀐다.'
'노자를 마련하여 여행을 떠나라. 태양이 있는 동안 빵을 준비하라. 그대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그대가 고향으로 돌아가는 날은 알 길이 없노라.'
방 안으로 들어선 솔로몬은 하나의 상(像)을 보았다. 그 상은 마치 살아 있는 것 같았다. 그 둘레에는 숱한 우상이 서 있었다.
왕이 그 커다란 좌상(坐像)에 다가서자 좌상은 불현듯 몸을 뒤 흔들면서 큰 소리로 외쳐 댔다.
"살려 다오, 사탄의 아들들이여. 솔로몬이 나타나서 너희들을 퇴치하려고 한다."
그러자, 괴상스런 우상은 코에서 불과 연기를 뿜기 시작하고 악마들은 일제히 떠들어 대기 시작했다.
솔로몬은 호통쳤다.
"너희들은 나를 위협하려는 거냐? 이 세상 온갖 생물을 지배하는 왕 솔로몬을 몰라보느냐? 내게 반역하는 자에겐 벌을 내리겠노라."
그렇게 말하고 하나님의 이름을 외쳐 대자, 우상은 모두 쓰러지고 악마들도 물러났다.
그러고 나서 솔로몬은 다시 한번 좌상(坐像)에 접근하여 입에다 손을 집어 넣고, 은판(銀板)한 장을 끄집어냈다. 그 위에는 문자가 새겨져 있었는데, 그걸 읽을 수가 없었다.
솔로몬은 종자(從者)들에게 말했다.
"고생 고생하여 여기까지 왔는데 명문(銘文)의 뜻을 모르다니, 애석한 노릇이구나."
그때 한 젊은이가 들어와 왕에게 공손히 절을 올린 뒤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주께서 왕이 난처하신 광경을 보시고, 저를 사막에서 여기로 가도록 명령을 내렸습니다."
솔로몬이 해독할 수 없는 문자가 씌어진 은판을 건네 주자, 젊은이의 얼굴에는 경탄하는 빛이 떠오르며 다음과 같이 해독했다.
"이 명문은 그리스어로 씌어져 있습니다. 그 뜻은, '본인은 에아도의 아들 셰다드로서 1만의 나라를 지배하는 왕이었다. 1만의 준마를 타고, 1만의 용사를 무찔렀다. 하지만 죽음의 천사가 다가왔다. 죽음에 대해서는 본인도 무력했다.' 그리고 이 은판에 새겨져 있는 명문의 내용은, '이 명문을 읽는 자는, 이 세상에서 고민하지 말라. 인간의 종말은 죽음이며, 죽은 뒤에 남는 것은 이름뿐이니라.' 이런 뜻입니다."
이상은 모두 솔로몬이 실제로 경험했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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