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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인은 머리 속에 문화를 가지고 다녔다.

by 삶의언어 posted Dec 27, 2022 Views 6 Likes 0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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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전 인류 가운데에서 유태인은 불과 1천 2백만 명밖에는 안 된다. 이런 소수의 민족이 평소에 화제에 오르는 일은 그리 흔하지 않다. 하지만, 유태인만큼 세계에서 화제가 되는 민족은 또 드물다.
노벨상을 예로 든다면, 물리, 화학, 의학의 수상자 가운데 12% 이상을 유태인이 차지했다. 유태인이 오늘날까지 종교, 과학, 문학, 음악, 경제, 철학의 분야에서 인류에 공헌한 업적은 실로 엄청나다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사실을 말하는 것은 필자가 유태인임을 여기서 자랑하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유태인의 이 같은 힘이 어디서 왔는가 하는 것을 설명하려는 데 지나지 않는다.
여태까지 인류 역사상 위대한 문화는 숱하게 있어 왔다. 하지만 희랍문명은 5백년밖에 번영하지 못했다. 여기서 필자가 [밖에]라고 한 사실에 주목해 주기 바란다.
유태인은 [구약성서의 백성]이라고 일컬어지다시피 성서와 더불어 오랜 전통과 역사를 지니고 있다.
희랍을 살펴보면, 고대 희랍문화는 쇠퇴하고, 희랍 민족은 과거의 영광을 잊어버리고 목축에 전념해 왔다.
혹은 이집트나 로마를 봐도 좋다. 그밖에도 과거의 위대한 유적에 의해서 기억되는 위대한 문화는 수두룩하다.
이에 반해서 유태인은 유적을 거의 가지고 있지 않다. 아마도 [유태인의 유적]같은 말은 그다지 들어본 일이 없을 것이다. 그들 유태인은 문화를 한 곳에 건설해 놓은 것이 아니라 항상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해왔기 때문이다.
알버트 아인시타인은 원자력 시대를 열었다. 유태인의 심리학자였던 프로이드는 근대 심리학의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다. 유태인은 이처럼 많은 인류에 공헌하면서도 아주 최근까지, 즉, 1948년까지 거의 3천년 가까이나 제 나라를 가지지 못했다.
유태인은 바빌로니아인, 희랍인, 로마인, 아랍인의 틈바구니에서 살아 왔다. 그리하여 유태인이 방랑의 생활을 하고 있는 동안에 바빌로니아 제국, 페르시아 제국, 페니키아 제국, 히타이트 제국 등 강대한 제국이 흉했다가는 쇠퇴해갔다.
중국, 인도, 이집트 같은 오랜 역사를 가진 민족 역시 한때 융성했다가는 쇠퇴했다. 물론 그들은 나라 밖으로 쫓겨나지는 않았다. 그러나 오늘날 그리스에 살고 있는 희랍인과 이태리에 살고 있는 로마인은 옛날의 지위를 차지하고 있지는 않다.
유태인은 끈질기게 살아 남아서 자기들의 이상을 쫓아서 노력해 왔다. 3천년동안이나 나라가 없었으면서도 이질적인 문화 사이에서 스스로의 독자성을 잃지 않았다. 유태인은 자기 말이 아닌 이민족의 언어를 사용하면서도 여러 가지 업적을 남겨 왔다. 프랑스어, 독일어, 영어, 라틴어, 희랍어와 같은 거의 모든 언어를 유태인은 사용해왔다.
유태인은 나라가 없었기에 힘이 없었다. 그들이 지니고 있는 힘은 무엇이었을까. 이미 기원전부터 유태 민족은 소멸될 위기에 처해 있었다.
처음 유태인은 사막을 떠돌아다니는 방목민이었다. 그들을 둘러싸고 있었던 것은 바빌로니아, 앗시리아, 페니키아, 이집트, 페르시아와 같은 대 제국이었다. 하지만 유태인은 자기들의 독특한 문화를 잃어버리지 않았다.
유태인이 오늘날가지 살아 남을 수 있었던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그것은 재력에 의한 것도, 무력에 의한 것도 아니었다. 그것은 오로지 의지와 지력(知力)에 의한 것이었다. 유태인은 다른 민족과 달라서 지위, 재력, 무력에 의지하는 일이 없었다. 의지하는 일이 없었다라기 보다는 힘입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자기네 문화를 꽃피울 국토도 없었다. 그래서 유태인은 자기네 문화를 항상 가지고 다녔던 것이다. 유태의 전통, 발상법, 이상과 같은 것을 지키는 것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인간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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