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하면 그것은 지성이다. 어째서 지성이 중요한가, 하는 까닭은 유태인의 종교적인 전통에서 연유한다.
그러나 그 뒤 유태인은 오랜 역사에 걸쳐서 박해를 받았다. 대개의 경우, 도시는 불태워졌으며, 재산은 빼앗겼다. 그러므로 유태인의 어머니들이 아이들에게 반드시 물어보는 수수께끼가 있다.
"만일 너의 집이 불태워지고 재산을 빼앗겼을 때, 도대체 무엇을 가지고 달아나는 가요?"하고 묻는다.
그러면 어린이들은 '돈을 가지고'라든가, '다이아몬드를 가지고 달아난다'고 대답을 한다.
그럴 때 어머니는 "그것은 모양도, 빛깔도, 냄새도 없는 거랍니다." 하고 다시 한 번 힌트를 준다. 그래서 끝내는 '가지고 가는 것은 돈이나 다이아몬드가 아니라 지성'이라고 어머니는 가르쳐 준다. 그 누구도 지성을 빼앗을 수 없으며, 지성은 자기가 목숨을 잃지 않는 한, 항상 몸에 지니고 달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유태에는 책에 관한 많은 격언이 있다.
'여행을 하다가 고향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책을 보게 되면, 반드시 그 책을 사 가지고 고향에 돌아가라.'
'만일 가난한 나머지 물건을 팔아야 한다면, 우선 금, 보석, 집, 땅을 팔아라, 마지막까지라도 팔아서는 안되는 것은 책이다.'
'만약 두 아들이 있어서, 한 아들은 남에게 책 빌려주기를 꺼리고, 또 한 아들은 책 빌려주기를 꺼리지 않는다면 당신의 책은 나중의 아들에게 물려주도록 하라.'
'책은, 비록 적이 빌려 달라고 해도 빌려 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당신은 지식의 적이 된다.'
'책갈피에 표지(標識)로 끼우는 물은 책을 상하게 하지 않는 것을 쓰도록 하라.'
'책을 당신의 벗으로 삼아라. 책장을 당신의 뜰로 삼아라. 그리하여 그 아름다움을 즐기고, 과실을 거두어 들이며, 꽃을 따도록 하라.'
지식의 상징은 책이다. 1736년에 라트비아의 유태인 거리에서는, 만약 책을 빌려 달라고 해서 빌려주지 않는 사람에게는 벌금을 물게하는 조례가 정해 졌었다. 또 유태인의 가정에서는 책장을 침대의 발치에 두지 말고, 머리맡에 두라는 말이 전해져 오고 있다.
지성이 유태인 사회에서 얼마나 중요시 되었던가 하는 증거로, 학자는 왕보다도 더 훌륭하다고 여겨졌으며, 커다란 존경을 받아 왔었다. 이것은 유태인의 자랑할 만한 전통이기도 하다. 이에 반해서 다른 대개의 민족들은 왕후, 귀족, 혹은 군인이나 돈 많은 장사치를 학자보다 더 높은 자리에 두었었다.
그만큼 유태인은 학문을 소중히 여겼다. 하지만 유태인은 지식보다 지혜를 중시해 왔다. 그것은 지식만 지니고 지혜가 없는 자는 많은 책을 등에 실은 당나귀에 비유되었기 때문이다.
지식은 아무리 많이 모아 두더라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것을 좋은 목적으로 쓰지 않는다면 오히려 해가 되며, 또 단지 지식을 모으는 것뿐이라면 책을 쌓아 두는 것이나 다름없다. 지식은 지혜를 갈고 닦기 위하여 지니고 있는 것이지 쌓아 두는 것은 아니다.
단지 배워 익힌다고 하는 것은 경멸되었다. 그것은 모방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배워 익힌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자기 스스로 생각하기 위한 기초일 뿐이다. 헤브라이 어로 지혜가 있는 사람을 [훗헴]이라고 하는데, [훗헴]은 [호프마(지혜)]를 지니고 있으며 그것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을 가리킨다. [훗헴]을 반드시 인텔리라고는 할 수 없다. 예를 들어 푸줏간이나 잡화가게를 하고 있더라도 [훗헴]으로 알려진 사람이 있었으며, 또 옛날 위대한 랍비들은 양치기나 신기료 장수이기도 했다.
이 지혜가 가운데서도 가장 지혜가 있는 사람은 [탈미드 훗헴(<탈무드>에 정통한 사람)]이라 일컬어졌으며, 그들은 <탈무드>나 [토라]에 정통하고 있었다. 이러한 사람은 어떠한 정규 교육으로써도 육성할 수 없으며, 어떤 지위로 [탈미드 훗헴]을 만들 수는 없었다.
젊은 학도가 지식을 쌓고, 지성을 발휘해 가는 동안에 통찰력을 얻게 되고, 또 겸허해야 한다는 사실을 배우면 [훗헴]이라 불려지게 된다.
유태인들은 학식과 마찬가지로 겸허함도 중히 여겼다. 자기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행복할지는 모르나, 자기 스스로 현명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이다. 벼 이삭은 익을수록 아래로 쳐지는 법이다. 그것은 지혜있는 사람이라는 증거이다. [탈미드 훗헴]이란 평생 배우고, 게으르지 않으며, 많은 사람으로부터 지혜가 있다고 여겨지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고대 유태인 사회에서는, [탈미드 훗헴]은 세금을 물지 않았다. 그것은 지혜있는 사람이란 사회 전체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가 그들을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마지막으로 유태인들이 얼마나 [훗헴]을 존중하였는지를 나타내주는 말을 한 마디 소개해 두겠다.
'[훗헴]과 부자는 어느 쪽이 더 훌륭할까. 그것은 말할 것도 없이 [훗헴]이다. 왜냐하면, [훗헴]은 돈의 고마움을 알지만, 부자는 호프마의 고마움을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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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지식보다 지혜를 더 중히 여겨라
by 삶의언어 posted Dec 27, 2022 Views 15 Likes 0 Replies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