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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름다운 세상 4

by 삶의언어 posted Dec 27, 2022 Views 0 Likes 0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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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와서
까만 휘장을 치고 살다가
새벽 신부가
안개마차를 타고
우아한 모습으로 오는 걸 보고
달아났다
까만 흔적마다
안개로 씻는
호반의 아침은
새 소리로 가득하다
수면에
물새 대신
잉어가 펄쩍 뛰어나와
원을 그리고 잠수한다
배가 고픈 것일까
운동을 하는 것일까
나에게 아침 인사를 하는 것일까 --
아무려나
괜찮지만
배가 고픈 것이라면
빈손인 내가 송구해진다
언제나
배고픈 나그네라면
무엇이라도 먹여 보내야
직성이 풀리는 어머니의 심성이
내 마음에 가득하기를 기도한다
물레방아는
밤새도록 쉬지도 않았는지
일찍이도 돌아가고 있다
풀잎과 풀잎은
서로 마주치며
이슬방울로 세수하기에 분주하고
호반의 아침은
맑고 신선하며
모두가 부지런하다

강석자 신앙시 모음 '미소'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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