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떤 사람에게 말로써 상처를 주었다고 가정하자. 다음에 내가 그 사람을 만났을 때
 "지난 번엔 주제넘게 실례되는 말을 하여 당신을 마음 상하게 했으니 대단히 미안하다."
고 사과할 수는 있다. 그래도 상대방이 용서하지 않을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
 유태인은 10명의 사람들에게
 "나는 요전 번에 어떤 사람에게 이러이러한 실례되는 말을 하여 노하게 했다. 잘못을 사과하러 갔지만 용서해 주지 않았다. 나는 정말로 나쁜 일을 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여러분은 나의 행위를 용서해 주시겠습니까?"
하고 물어서 그 10명이 모두 용서해 주면 용서를 받는다.
 모욕한 상대가 죽어 버려 사과할 수가 없으면 10명을 묘에 데리고 가 묘를 향해 모두의 앞에서 용서를 빌지 않으면 안 된다.
 10명이라는 수가 왜 나오느냐 하면 유태교의 예배당에서 기도할 때는 10명이 있지 않으면 성립되지 않는다. 9명 이하는 개인이 된다. 10명이 되어야 비로소 집단이 된다.
 정치적인 결단이 아닌 종교적인 공식 결정은 어떤 경우든 10명이 있지 않으면 안 된다. 결혼식에서도 사적인 결혼식과 공적인 결혼식이 있어 공적으로 결혼식을 올릴 때에는 10명 이상 있지 않으면 안 된다.
 그 외에 동양에서처럼 특별히 기피하는 숫자는 없다. 나쁜 날은 있다. 여름철 어느 특별한 날에 역사적으로 나쁜 일이 잇달아 많이 일어났다. 예루살렘에 두 개의 시원이 있었는데 둘다 5백년 전 건조물이었다. 그 두 개의 시원이 모두 같은 날 불에 타고 파괴되었다.
 1492년 가톨릭 교회에 의해 스페인으로부터 유태인이 추방된 것도 같은 날이다. 모세가 십계를 깨드린 날도 같다. 덧붙여 내가 최초로 직업을 잃은 날도 같은 날이었다(마빈 토게이어).
 히브리의 달력에서 '아'가 붙은 달의 9일째, 대체로 8월 1일경인데 그 날은 아무것도 먹어서는 안 되면 마셔도 안 된다. 해가 떠서 질 때까지 아무것도 입에 대면 안 된다.
 예배당 안에서는 언제나 의자에 앉지만, 이 날은 바닥에 앉는다. 마치 아버지의 상을 당했을 때와 같다. 유태인은 큰 슬픔에 잠겼을 대는 의자에 앉지 않고 바닥에 앉는다.
 장례 음악을 울리고 촛불의 불빛 아래서 일을 한다. 이 날은 어디를 가든 가죽 구두를 신으면 안 된다. 아시다시피 가죽 구두는 자아의 상징이었다. 회교도가 회교의 사원에 갈 때 구두를 갖고 가는 것은 유태의 습관을 따른 것이다. 유태에서는 자기 부친이 사망했을 때 결코 구두를 신어서는 안되고, 1주일 동안은 전혀 자기의 일을 생각해서는 안된다. 거울을 보면 아무래도 자기 얼굴이 비쳐서 자기를 생각하기 쉽기 때문에 전부 떼어 버린다. 구두를 벗는 것은 자기보다 더욱 위대한 것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기 위한 것이다.
 신년들어 10일째도 유태의 가장 성스런 날로, 이 날은 구두를 신지 않는다. 이 날은 유태인이 독립하기까지는 참으로 슬픈 날이었다. 사원이 파괴되었다는 것은 독립을 잃었다는 것이 된다. 이스라엘이 독립한 이래 이 날이 가장 슬퍼해야 할 날이었다(마침내 이스라엘도 독립했으므로 이 날은 폐지해야 된다는 의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