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 참정(王參政)의 *사류명(四留銘)에서 말했다.
"남음이 있고 다하지 않은 기교를 남겨 조물주에 돌려 주라. 남음이 있고 다하지 않은 복록을 남겨 조정에 돌려 주라. 남음이 있고 다하지 않은 재물을 남겨 백성에 돌려 주라. 남음이 있고 다하지 않은 복을 남겨 자손에 돌려 주라.
[원문] 王參政四留銘에 曰, 留有餘不盡之巧하야 以還造物하고,
[번역] 왕참정사류명에 왈, 유유여부진지교하야 이환조물하고,
[원문] 留有餘不盡之祿하야 以還朝廷하고, 留有餘不盡之財하야 以還百姓하고,
[번역] 유유여부진지록하야 이환조정하고, 유유여부진지재하야 이환백성하고,
[원문] 留有餘不盡之福하야 以還子孫이니라.
[번역] 유유여부진지복하야 이환자손이니라.
[해설]
무엇이건 완벽은 좋지 않으니, 모자라는 구석을 남겨 두라는 취지다.
교(巧)는 꾸미는 일이어서 인공적인 기예·기교·기술에 다 통하는 말이거니와, 문학·미술·음악 같은 예술에서 생각해 보자. 자연 그대로 놓아 두어서는 예술이 생겨나지 않는다. 무엇인가 인공이 가미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나, 인공이 지나치면 도리어 예술은 죽는다. 그러므로 기교를 부리되 기교를 억제할 줄 알 때, 예술은 미의 극치에 이른다. 기교를 통해 이루어진 예술 또한 자연이 되어야 하는 까닭이니, 이것이 '조물주에 돌려 준다.'는 말의 뜻이다.
고관 대작들은 복록을 누린다. 그렇다고 한계를 모르고 치달리면 제왕의 영역을 침범하게 되어 패가 망신하는 결과가 온다. 그러므로 자제하여 '복록을 조정에 돌려 주라.'고 한 것이니, 예술이나 기술이 자연에서 나왔듯이 고관의 복록은 조정에 그 근거가 있기 때문이다.
재물에 있어서도 한계가 지켜져야 한다. 만일 끝도 없이 탐욕의 추구에 골몰한다면, 다른 사람은 무엇을 먹고 살 것인가, 또한 사람의 부는 주위에서 협력해 만들어 준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도 저 혼자 독점하고자 한다면, 남들이 언제까지나 보고만 있을 리 만무하다. 그러므로 '백성의 몫을 남겨 두라.'고 한 것이다.
자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제가 복을 많이 누린다는 것은 하나의 우연인데, 우연을 지나치게 믿어 자손들에게도 같은 행운이 찾아올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도리어 화복은 따라다닌다 생각해야 하고,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면 스스로 복을 아껴 자손에게 돌리고자 하는 겸손이 따를 것이다.
[주] 왕 참정 : 왕 단[王旦]을 가리킨다. 송 나라 진종 때의 어진 재상. 참정은 수상,
[주] 사류명 : 네가지를 남기라는 취지의 명문(銘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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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하는 마음 - 성심편(省心篇) 4
by 삶의언어 posted Dec 27, 2022 Views 0 Likes 0 Replies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