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벨과 요야힌이라는 한 유태인이 살고 있었다. 그에게는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아내, 스잔나가 있었다. 그는 대단한 부자로 모든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었으며 그의 집에는 문중 사람들이 언제나 모여 있었다. 그의 집에는 꽤 넓은 정원이 있었는데 스잔나는 곧잘 이곳을 산책하기도 하고 못가에 가서 목욕을 즐기기도 했다.
그 무렵 두 장로가 마을 재판관으로 선출되어, 요야힌 집에서 일을 보게 되었다. 그런데 이 두 사람은, 스잔나의 아름다움에 혹해 윤리에 어긋나는 욕망을 품었다. 처음에는 사로 자신의 심정을 숨기고 있었으나, 어느 날 집안 사람들이 모두 바깥에 나가고 집 안이 텅 비게 되자 이들은 정원으로 넘어 들어갔다. 정원에서 얼굴을 마주치게 된 두 사람은 사로 자신의 심정을 털어놓게 되었는데 두 사람은 함께 힘을 합쳐 일을 벌이기로 약속했다. 두 사람은 스잔나가 숲속의 못가로 목욕하러 와서, 두 시녀에게 향유를 가지고 오도록 보내는 틈을 노리고 있었다. 마침내 스잔나가 옷을 모두 벗고 물 속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두 사람은 숨어 있던 나무 그늘에서 나와 여인의 알몸을 붙잡고 말았다.
"우리들의 말을 들으시오, 듣지 않으면 그대가 젊은이와 함께 놀아나는 현장을 목격했다고 수문을 퍼뜨릴 거요."
소스라치게 놀란 스잔나는 온몸을 와들와들 떨었으나 이 악당들로부터 빠져 나갈 수가 없음을 깨달았다. 일이 이 지경에 이르자 스잔나는, 하나님의 은혜를 빌어 볼 도리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는 큰 소리로 외쳐 댔다.
"하나님, 이 악당들로부터 저를 구해 주소서."
그러자 두 장로도 큰 소리로 외쳤다. 소란스러운 소리를 듣고 온 집안 사람이 달려 왔다.
대문을 열고 하인들이 들어섰을 때는 두 장로가 능청스럽게도 스잔나를 간음죄로 문책하고 있었다. 그녀의 친구도, 친척도, 고용인도, 이 광경을 보고는 소스라치게 놀라 어찌할 바를 몰랐다. 여태까지 그녀에 관한 나쁜 소문이라곤 단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다음 날 여느때처럼 많은 사람들이 요야힌의 집에 모이자 두 장로는 일어서서 스잔나를 가리키며 말했다.
"우리들은 이 여인을 정원 속에서 발견했다. 그녀는 향유를 핑계로 두 시녀를 집 안으로 돌려 보냈다. 그러자 한 젊은이가 나타나서 그녀와 정사를 벌였다. 우리들은 급히 뛰어가 그 젊은이를 붙잡으려 했으나 놓치고 말았다.
모두들 이 증언을 믿었다. 지금가지 본 바로는 장로들은 정직한 사람이고, 죄를 범한 적이 없다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장로들은 스잔나를 앞으로 끌어내어, 그녀에게 옷을 벗고 알몸이 되도록 명령했다. 비열하게도 다시 한번 그녀의 나체를 보고 즐기려는 속셈이었다. 그러고 나서 사형을 선고했다. 마을 사람들이 던지는 돌에 맞아 죽어야 할 형벌에 처해진 스잔나는 하늘을 우러러 기도를 올렸다.
"저의 억울한 죄를 잘 알고 계시는 진정한 재판관님, 저를 부당한 벌로부터 구해 주소서, 세상 사람들에게 제가 죄를 범하지 않았음을 증명해 주소서."
그리하자 하나님은 예언자 다니엘을 그 자리에 입회케 했다. 다니엘은 외쳤다.
"주여, 이 올바른 여인의 죽음을 제 책임으로 돌리지 마소서."
사형장에 입회했던 모든 사람들은 무슨 말을 하고 있느냐고 다니엘에게 물었다. 다니엘은 대답했다.
"이스라엘에서는 사형 판결을 내릴 경우, 자세한 사정을 조사하지 않는가? 나는 이 사건을 다시 한번 조사해 봐야 되겠다."
그리하여 스잔나는 형장에서 풀려 나와 집으로 되돌아왔다. 재판이 다시 시작되자 두 장로가 출두하여 허위 증언을 다시 한번 되풀이 했다. 그래서 다니엘은 두 장로를 떼어 놓고, 따로따로 심문했다. 그는 한 장로에게 물었다.
"어떤 나무 아래서 이 여인이 젊은이와 함께 있는 걸 봤는가?"
"테레빈나무 아래서 입니다."
한 장로가 이렇게 대답했다.
"그런 나무는 이 정원에 한 그루도 없다. 나쁜 놈은 바로 너야. 저 여인은 제가 없다."
다니엘은 다른 장로를 데려 오게 하여 같은 질문을 했다.
"플라타너스나무 아래서 입니다."
다른 장로는 이렇게 대답했다.
이렇듯, 두 장로의 나쁜 행동은 분명히 밝혔다. 결국 스잔나가 받을 뻔했던 형벌이 두 장로에게 언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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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잔나를 모함한 악독한 두 장로
by 삶의언어 posted Dec 27, 2022 Views 0 Likes 0 Replies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