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다윗이 뜰을 거닐고 있노라니 말벌 한 마리가 거미를 잡아먹고 있었다. 때마침 거기에 백치 사내애가 달려와서 막대기로 말벌과 거미를 쫒아내려고 했다.
그러자 다윗은 하나님께 말했다.
"이 세 가지 생물은 무슨 쓸모가 있을까요? 말벌은 꿀을 햝고, 그 침은 격렬한 아픔을 줍니다. 거미는 늘 실을 뽑아내고 있지만, 자신의 옷마저 만들 수 없습니다. 백치는 사고만 일으킬 뿐, 당신의 위대함을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대답했다.
"다윗이여, 너는 내가 만들어 낸 것을 비웃고 있구나. 언젠가는 네가 그들을 필요로 하고, 그들이 왜 존재하는가를 알게 될 날이 오리라."
그로부터 여러 날이 지난 다윗이 사울의 추격을 피해 동굴 속에 몸을 감췄을 때, 하나님은 거미를 내려 보냈다. 거미는 동굴 입구에다 집을 지었다. 사울은 동굴을 들여다보고, 입구에 거미줄이 쳐져 있는 것을 보고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여기엔 숨어 있지 않겠구나. 누군가 안으로 들어가 있다면 거미줄이 뚫려 있을 텐데."
그는 속을 살펴보지도 않고 떠났다. 다윗은 동굴에서 나와 거미에게 입맞춤하면서 말핶다.
"네게 축복이 깃들도록 너를 만드신 분을 찬송하겠노라."
그로부터 얼마 후 다윗은 가테의 왕 아끼시 곁으로 피신했는데, 여기에서는 골리앗 살해의 복수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서 다윗은 왕과 정신(廷臣)들 앞에서 광인 시늉을 했다. 아끼시에게는 정신이 이상한 딸이 하나 있었다. 다윗이 끌려 들어오자, 왕은 신하에게 말했다.
"너희들은 나를 조소하려고 하는가? 내게 머리가 돈 딸이 있다고 해서 이 바보녀석을 데리고 왔단 말인가? 아니면 내게 아직 바보들의 수가 모자란다는 말인다?"
이렇게 하여 다윗은 풀려나게 되었다. 그는 하나님께 감사를 올렸다.
다윗은 지프 황야로 들어갔다. 거기서는 사울이 군장(軍長) 아브넬과 더불어 진을 치고 있었다. 아브넬은 왕을 지키기 위해 다리를 구부리고 그 앞에서 자고 있었다. 다윗은 거기에 침입하여 아브넬의 무릎 사이에 몸을 숨기고 사울 곁에 있는 물병을 훔치려 했다. 그러자 아브넬은 발은 뻗었다. 다윗의 온몸은 두 개의 굵은 기둥에 꽉 눌린 듯 꼼짝 못 하게 되었다. 다윗은 하나님께 기도했다. 하나님은 말벌을 내려 보냈다. 말벌은 아브넬의 발을 쏘았다. 그러자 아브넬의 다시 무릎을 구부렸고 다윗은 도망쳐 나올 수 있었다. 그는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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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벌 때문에 살아난 다윗
by 삶의언어 posted Dec 27, 2022 Views 0 Likes 0 Replies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