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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로워함으로써 사람은 더욱 강해진다.

by 삶의언어 posted Dec 27, 2022 Views 0 Likes 0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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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인이 역경에서도 강인한 저항력을 지니는 것은 역시 유태의 오랜 역상에서 나온 것이다. 유태인은 성서시대부터 박해를 받아 왔다. 그러나 유태인임을 포기하려고 하지 않았다.
흔히 유태인은 한 인종이라고 오해를 하고 있지만, 그것은 결코 인종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오늘날, 이스라엘에 가 보면 피부 빛깔이 흰 유태인이 있는가 하면 빛깔이 검은 유태인도 있다. 이를테면, 남 예엔에서 온 이스라엘 인과 동 유럽에서 온 유태인은 피부 빛깔이나 생활습관도 크게 다른다. 유태인이란 [유태교를 빋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런데 중세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유태인이 박해를 받고, 집이 불태워지고, 또 무참하게 살육을 당했던 무렵에도 유태교를 버리기만 하면 박해는 멈추었다.
유태인은 자기들의 역사를 소중히 한다. 유태인의 역사는 모든 유태인에게는 스스로 체험한 것이나 다름없다. 유태인이 어떤 박해를 받아왔는지, 비참한 얘기는 너무나 많다.
나치스가 동 유럽을 점령했을 때의 어느 한 가족에 관한 얘기이다. 어떤 자그마한 도시에서, 다른 많은 유태인이 그러했던 것처럼 유태인의 한 가족이 창고의 지붕 밑에 숨어 살았다. 바깥에는 나치스가 한 사람의 유태인이라도 놏칠 세라 엄중하게 감시하고 있었다. 창고의 지붕 밑에 숨은 그 가족은 모두 다섯 사람. 양친과 열 살이 된 딸 레이첼과 여덟 살난 아들 조슈, 그리고 삼촌인 야곱이었다. 그들은 부근 주민들의 도움으로 식량을 구했다(이와 같은 상황은 유럽 어디를 가든 들을 수 있는 얘기였다. 유명한 <안네의 일기>의 안네는 같은 무렵 화란의 암스텔담에서 역시 가족들과 더불어 지붕 밑에 숨어서 살았다.).
가족 들은 자그마한 소리라도 내어서는 안되었다. 그래서 손짓이나 몸짓으로 말을 대신 했다. 나치스의 순찰대가 올적마다, 혹은 마을 사람 가운데서도 호의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이 나타날 적마다 숨소리조차 죽여야만 했었다.
양친과 삼촌은 식량이며 물을 얻기 위해서 때때로밖에 나가야만 했다. 그럴 때에는 그 가운데 누군가 한 사람이 몰래 빠져 나가곤 했다. 창고 부근에서 발자국소리가 들리면 어머니는 레이첼과 조슈의 입을 손으로 틀어 막았다. 아이들은 무서움에 질려서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한 적도 한, 두번이 아니었다.
일가족이 숨어 산지 석달 째 접어들어 어머니가 밖에 나간 뒤로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호의를 지니고 있는 마을 사람이 얘기 해줘서 어머니가 독일 병정에 붙잡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서 두 달이 지난 다음, 이번에는 아버지가 돌아오지 않았다.
그래서 삼촌 야곱이 두 어린이의 입을 틀어막곤 했다. 그로부터 반년 뒤, 삼촌이 밖으로 나가자마자 바로 총소리가 울렸다. 삼촌이 당한 것이다.
그런 다음부터는 필요한 식량이며 물을 가지러 가는 일을 누나가 떠맡았다. 창고 근처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면 누나가 조슈의 입을 얼른 막았다. 그러나 이 노릇도 오래가지는 못했다. 두 어린이가 어두운 창고에서 한 달을 살고 있는 동안에 이번에는 누나가 돌아오지 않았다. 그 다음부터 소리가 나면 조슈는 제 손으로 제 입을 막았다.
이 얘기는 마지막으로 혼자 살아 남은 조슈가 말해 준 것이다.
유태인이 오늘날까지 살아 남을 수 있었던 것은 결코 절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태인들은 무지개가 희망의 상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폭풍우 뒤에는 반드시 아름다운 무지개가 하늘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유태인은 언제나 무지개가 나타날 것을 믿고서 살아 왔다. 유태인의 좌절하지 않는 것은, 누가 뭐래도, 오랜 역사를 지니는 가운데 그 만큼 박해를 받은 민족은 달리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박해를 받고 짓밣혀도 반드시 살아 남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어떤 역경이라도 이겨낼 수가 있다.
다른 민족을 보면 뭔가 조그마한 일에 부딪쳐도 곧 좌절하고 만다. 이를테면 남에게 빚이 좀 있다고 해서 젊은 목숨을 끊어 버리는 사람이 있다. 시험에 실했다고 젊은 목숨을 끊어 버리는 사람이 있다. 또 좌천되었다고 해서 자기 장래에 대한 노력을 포기하고 체념해 버리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유태인에게는 이 정도의 역경이라면 역경이라고 할 만한 것이 못된다.
<탈무드>에는 다음과 같은 수수께끼가 적혀 있다.
'사람의 눈은 흰 부분과 검은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어째서 하나님은 검은 부분을 통해서만 물체를 보도록 만들었을까.'
그리고 나서 그 답은 이렇게 적혀 있다.
'인생은 어두운 곳을 통해서 밝은 것을 봐야 하기 때문이다.'
어떠한 역경에도 굽히지 않는 용기란 역경을 체험한 사람이 아니고서는 알 수가 없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자기가 직접 체험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역사상의 선인들이 체험한 것을 자기의 것으로 삼을 수가 있는 법이다.
어느 나라 사람이든 유태인의 역사의 한 부분을 자기 것으로 여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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