꾀많은 여우가 포도원 앞을 지나고 있었다. 포노나무에는 잘 익은 포도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군침이 돈 여우는 포도원 울타리의 한쪽 구석에 있는 조그만 구멍으로 들어가려고 애를 썼다. 하지만 여우의 몸은 너무 비대해서 통과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여우는 일부러 사흘을 굶었다. 그런 뒤 몸이 홀쭉해진 여우는 가까스로 그 구멍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여우는 포도를 실컷 따먹었다. 배가 부른 여우는 자기가 들어왔던 구멍으로 도로 나가려고 했다.
그러나 배가 너무 불러 나갈 수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여우는 배가 홀쭉해질 때까지 숨어서 기다려야 했다. 한참 뒤에 여우는 나오면서 이렇게 중얼거렸다.
"결국 내 배의 사정은 처음 들어올 때나 나갈 때나 변한 것이 없구나."
한 해가 저물었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게 마련이다. 우리 인생도 언젠가는 끝날 것이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인생이다. 우리가 이 땅에서 소유하는 것은 잠깐 일뿐, 영원한 세계에 소망을 갖고 살자.
The Sea of Wisdom
작지만 큰 이야기
by 삶의언어 posted Dec 27, 2022 Views 0 Likes 0 Replies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