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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 왕과 시바의 여왕

by 삶의언어 posted Dec 27, 2022 Views 42 Likes 0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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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이 죽은 뒤 그 아들 솔로몬이 대를 이어 왕위에 올랐다. 하나님은 들의 짐승, 하늘의 새, 땅에서 자라는 모든 것을 지배하는 힘을 그에게 부여했다. 어둠의 정령(精靈), 악령(堊靈), 요마(妖魔) 역시 그의 권위에 굴복했다. 솔로몬은 온갖 생물의 말을 이해하고 동물도 그의 말을 이해했다.
솔로몬은 가끔 포도주를 마시고 거나하게 취하면 곧장 인근 왕들을 초대하여 지난 날 다윗이 즐겨 켜던 바이올린, 심벌즈, 팀파니, 하프를 연주케 하여 함께 감상하곤 했다.
어느날, 포도주 몇 잔에 얼큰해진 솔로몬은 짐승이며, 새며, 벌레며, 어둠의 정령들을 모두 불러들였다. 그들에게 춤을 추게 함으로써 자신이 누리는 위세를 초대한 손님들에게 과시하려는 속셈이었다.
왕의 서기관이 짐승과 새들의 이름을 부르자 제각기 자진해서 왕 앞으로 나타났다. 왕이 새들의 무리를 돌아본즉, 다른 새들은 다 모였는데 오직 뇌조(雷鳥)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왕은 화를 내면서 즉각 뇌조를 붙잡아 오도록 명령했다. 그러자 얼마 후 뇌조가 자진해서 날아와 왕에게 아뢰었다.
"모든 세계를 다시르리시는 대욍이시여, 우선 제가 여쭈옵는 말씀을 들어 보고 난 뒤에 벌을 주십시오. 꼭 오늘부터 석 달 전의 일, 저는 제 나름대로 한 가지 결심을 했습니다. 세계의 온갖 나라들을 날아다니며, 대왕님의 위세를 아직 모르고 있는 나라가 있는지 어떤지 살펴보려고 작정했습니다. 그러자 동방(東方)에 도읍을 키토울이라고 부르는, 이것은 향연(香煙)의 마을이란 뜻이라고 합니다만, 한 나라를 찾아 냈습니다. 이 나라는 금과 은이 덩어리인 채로 길바닥에 온통 쓰레기처럼 버려져 있습니다. 창세기 때부터 있었던 나무가 아직도 무성하게 자라고 있으며, 낙원으로부터 물을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이 나라에는 수많은 사람이 살고 있는데, 모두들 관(冠)을 쓰고 있습니다. 그들은 전쟁이란 걸 모르며, 활을 쏠 줄도 모릅니다. 그런데 이 나라를 다스리고 있는 자는 여왕으로서 시바의 여왕이라 불리고 있습니다."
뇌조는 다시 말을 계속해 나갔다.
"만일 대왕께서 의향이 계시다면, 저는 용사처럼 허리에 칼을 차고 다시 한번 시바의 나라 키토울로 날아가겠습니다. 그리고 그 나라의 주요한 인물을 한두 사람 붙잡아서 대왕 앞에 끊어앉혀 놓겠습니다.
뇌조의 이 말에 대왕은 기분이 썩 좋아져서 당장 서기관을 불러 편지를 쓰게하고, 그것을 뇌조의 날개에 동여 매게 했다. 뇌조는 다른 새들을 거느리고 하늘 높이 치솟아 오르더니 시바의 나라 키토울을 향해 쏜살같이 날아갔다.
어느 날 아침 일찍 시바의 여왕은 태양에게 기도를 올리려고 궁전을 나왔다. 밝아 오는 아침 햇살을 가릴 만큼 많은 새 떼가 하늘에 나타났다. 깜짝 놀란 여왕이 넋을 잃고 그들을 바라보자 그 주의 한 세가 여왕의 곁으로 내려왔다. 그 날개에 편지가 묶여 있었으므로 여왕은 그 편지를 읽었다.
'여기 시바의 여왕과 그 중신들에게 우호적인 인사를 보내는 짐은 솔로몬 왕이라 한다. 이미 잘 알고 있을 줄 믿는 바이나, 하나님은 짐을 들의 짐승, 하늘의 새, 그밖에 온갖 정령들의 지배자로 정해 주셨는지라 아침의 나라와 저녁의 나라, 대낮의 나라와 한밤의 나라의 왕들은 모두 짐에게 조공(朝貢)을 바치고 있다. 만일 여왕이 그들과 마찬가지로 짐에게 인사를 표할 의사가 있다면, 일찍이 그 누구에게도 나타낸 바 없는 경의를 가지고 맞아들이리라. 그러나 만일 본인의 호의를 감히 거역하는 행동을 한다면, 짐은 강력한 군대를 파견하여 시바의 나라를 짓밟아 버리리라. 짐의 강력한 군대라고 함은, 다름 아닌 짐승과 새의 정령이다. 정령은 잠을 자고 있는 그대를 목 졸라 죽이고, 짐승은 들판에서 짓밟고, 새는 그 살덩이를 쪼아 먹으리라.'
이 편지를 읽고 난 여왕은 즉각 장로(長老)들을 불러들여 그들의 의견을 물었다.
"솔로몬이란 왕에 대해선 일지기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설사 그런 왕이 있다손치더라도 그 권력은 대단한 걸로 생각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여황은 장로들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여왕은 온 나라의 뱃사공을 총동원하여 제각기 전나무와 진주를 싣도록 명령했다. 그러고 나서 키가 비슷하고 같은 해, 같은 달, 같은 날, 같은 시간에 태어난 6천명의 사내애와 계집애를 찾아 내어 그들에게 모두 진홍빛 옷을 입혔다. 그러고는, 솔로몬의 나라로 출범했다.
3년이란 세월이 지나서야, 시바의 여왕은 솔로몬 왕의 성이 있는 예루살렘에 도착했다. 솔로몬은 우선 장군 베나야 벤 요다야를 파견하여 여왕을 맞이하도록 했다. 베나야는 대단한 미남자로서, 다른 별보다 한층 밝게 반짝거리는 금성이나 혹은 찬란한 아침 놀과도 같은 존재였다. 시바의 여왕은 베나야를 보자 수레에서 내렸다. 베나야는 시바의 여왕에게 물었다.
"왜 수레에서 내리셨습니까?"
여왕은 대답했다.
"그대는 솔로몬 왕이 아니신가요?"
그러자 베나야는 말했다.
"저는 솔로몬 왕이 아닙니다. 저는 대왕을 곁에서 섬기는 종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걸 듣고, 여왕은 측근자들을 돌아보면서 말했다.
"그대들은 아직 사자를 보지 못하고 있는 셈이오."
베나야는 이국의 여왕을 솔로몬에게 안내했다. 솔로몬은 시바의 여왕이 머지 않아 도착한다는 연락이 들어오자, 미리 거성을 나와 유리로 꾸민 궁서에 들어가서 여왕을 기다리고 있었다. 솔로몬 앞으로 안내되어 들어온 여왕은 솔로몬이 물 속에 있는 듯 한 착각에 빠졌다. 그래서 여왕은 치맛자락을 걷어 올려 양쪽 다리를 드러내 보였다. 그 다리에는 털이 더부룩하게 나 있었다.
그것을 보고 솔로몬은 말했다.
"그대의 아름다움은 다른 여인의 아름다움과 다를 바 없다. 하지만 그대 다리의 털만은, 여성보다도 오히려 남성에 어울린다."
그러자 시바의 여왕은 말했다.
"그대에게 세 가지 수수께끼를 내 보겠어요. 그걸 풀 수 있다면, 그대가 현자(賢者)임을 인정하겠어요. 그러나 만약 그걸 못푼다면, 그대도 다른 사나이와 다를 바 없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여왕은 첫번째 수수께끼를 내었다.
"나무 우물 속에서 쇠붙이 통으로 돌을 퍼올리면 물이 흐릅니다."
"그건 화장 상자지. 그 속에서 작은 쇠붙이 수저로 눈을 화장하는 자그마한 돌을 건져 올린다. 그걸 눈까풀에 비벼 대면 눈에서 눈물이 나온다."
"이것은 뭘까요? 흙 속에서 나와서 먼지를 먹고 걸죽하며, 집 안쪽을 들여다보고 있는 건."
"그건 집을 지을 때에 바르는 아스팔트겠지."
여왕은 세번째 수수께끼를 던졌다.
"거센 바람이 불면 흔들리면서 소리 높이 외칩니다. 갈대처럼 머리를 숙이고 있구요. 부자에게는 명예롭고, 가난한 사람에게는 수치이고, 죽은 망인에겐 장식품이고, 살아 있는 자에겐 고통이며 새에게 기쁨이고, 물고기에겐 슬픔이랍니다."
"그건 삼이지."하고, 알아맞힌 솔로몬은 다시 풀이하기 시작했다. "들에서 자라고 있을 때는 머리를 숙이고 있으며 돛이 되면 바닷바람에 으르렁거린다. 좋은 옷을 입는 부자에게는 자랑이요, 누더기를 걸치는 가난한 사람에겐 수치다. 삼베 흩옷이 입혀진 사자에게는 장식이요, 교수대의 밧줄을 연상하는 자는 가슴이 아프다. 새는 씨앗을 쪼아 먹으며 기뻐하고, 그물에 걸린 물고기는 슬퍼하기 마련이다."
그리하여 시바의 여왕은 말했다.
"나는 아직 그대 지혜의 절반만이라도 가진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대 백성은 행복하겠습니다."
그리하여 솔로몬은 시바의 여왕을 거성으로 안내했다. 솔로몬을 둘러싸고 있는 호화로운 경관을 눈앞에 보며 여왕은, 이 왕을 만들어 내신 분에게 감사와 찬탄을 금할 수 없었다. 그리고 왕에게 가지고 온 금과 은을 선사했다. 왕도 역시 여왕이 희망하는 모든 것을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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